Nov 4, 2010

원빈의 2010 아저씨 모든것을 잃은 남자..











오랜만에 신나는 발걸음으로 영화관으로 향했습니다.
가을이 오기전부터 줄곧 봐야겠다고 생각만했던 영화를 까마득히 잊고 있다가 불현듯 생각이 나서 부랴부랴 부산상영 마지막날에 맞춰 보러 갈 수 있었습니다. 왠지 모를 아주 기분 좋은 예감이 들었습니다.

밤잠을 설쳐서 많이 눈이 부신 남포동의 아침은 깨끗하고 활기차게 겨울을 맞고 있었습니다.
대영시네마의 매표소는 치열한 최신형 3D 극장과는 전혀 별개라는 듯이 옛날 방식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었습니다. 그래도 예전에 한번 리모델링을 새로해서 촌스럽지만 제법 멋을 낸 서커스 할아버지같은 모습으로 오랜만에 저를 반겨주었습니다.









길거리에는 이른아침부터 버터구이오징어냄새가 가득하고, 저는 이곳저곳 브랜드 없는 커피숍을 찾아헤매다 마땅한 곳이 없어 대영시네마 1층에 있는 엔젤인어스에서 커피를 한잔 주문하며 영화 상영을 기다렸습니다.

썩 훌륭하지는 않지만 달달하고 맛있는 엔젤인어스 바닐라라떼가 4700원..
매표소 아가씨가 손님이 별로 없으니 앉고싶은데 앉아도 된다는말과 함께 미소지으며 건네준 조조할인 티켓이 4000원..
잠깐 고개를 갸웃거리게 하는 가격..


상영시간은 10:10분.. 하지만 브랜드 메이커있는 극장들은 10분전 입장이 매너인 것과 달리..
대영시네마는 10:10분부터 입장하고 영화는 10:20분부터 상영합니다. 참 재밌죠?
영화관에 들어가니 무슨 고등학교 강당에서 학예회를 하는 것 같은 분위기가 물씬 납니다. 왠지 이 영화관은 아직도 필름으로 상영할 것만 같습니다. 정말 그랬는지도 모르구요.
아무런 광고도 한편없이 불이꺼지자마자 영화가 시작됩니다. 최신디지털 영화관처럼 제작사나 배급사 이름이 깨끗하게 보이지 않지만, 이것도 이제 거의 다 사라져가는 풍경이라 생각하니 정겹습니다.

갑자기 혼자가 된 어두운 상영관 속 영화의 시작을 알리는 어두운 화면과 함께 짧은 기대와 상상이 펼쳐집니다. 그리고 화면에는 아무것도 가지지 못하고 태어난 한 소녀와 모든 것을 잃은채 살아가던 한 아저씨의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누구도 예상치 못했던 따듯하고 잔인한 이야기를 안고...

이야기는 마약밀매사건에서부터 시작됩니다.
영화의 시작은 잔인한 복수의 구실이 될 더럽고, 추악한 인간의 탐욕스러운 생활과 환경입니다. 그 속에 끔찍한 가정환경과 부모님을 갖고 태어난 소미라는 아이가 있습니다.
그런 소미를 보살펴주는 옆집 전당포 아저씨 원빈에게서 카우보이비밥의 주인공 '스파크'가 겹쳐보인 것은 비단 헤어스타일 때문만은 아닌 것 같습니다. 스파크라.. 원빈의 카리스마는 스파크를 연기해낼만큼 멋있는 사람이 과연 존재할까 하는 의문을 말끔히 씻어줍니다.
물건을 훔치려다 경찰에 붙잡혀 도와달라는 소미와 이를 못본척하는 아저씨로부터 어느순간 관객들은 감독이 쳐놓은 이야기에 젖어들기 시작합니다.
어린왕자와 사막여우의 셰리프처럼
아무것도 갖지 못하고 태어나 옆집아저씨가 전부인 소녀에게 원빈은 세상의 모든 사람들이 소녀를 부끄럽게 생각하더라도 결코 미워하기 싫은 단 한사람의 아저씨가 됩니다. 그리고..

어린아이유괴부터 마약밀매, 인신매매까지 서슴치 않는 극악무도하게 설정된 듯한 느낌이 드는.. 두 악마를 처단하기 위해, 원빈은 총과 칼을 갈기 시작합니다.
그런 원빈이 한껏 잔인한 복수를 할 수 있게끔 두 악마들은 온갖 끔찍한 일을 저지르며 구실을 만듭니다. 저는 생전 처음보는 인신매매 직후의 시체라든지.. 아이들을 가두는 곳이라든지 마약을 제조하는 곳이 너무 소름끼쳐 생생하게 느껴졌습니다.

그리고 추천해주고 싶은 친구들이 절대 볼 수 없을것만 같은 잔인한 복수가 시작되는데, 원빈과 감독 그리고 촬영감독은 짜기라도 한듯 셋이 한호흡을 맞춰 이제껏 보지못한 새로운 액션을 보여줍니다. 그것은 군더더기가 없는 굉장히 빠르지만 날카로운 무술과 촬영기법과 편집의 삼박자가 합쳐진 멋진 어떤 오락같은 것이었습니다. 시종일관 스피디하고 흡입력있는 전개가 러닝타임을 전혀 느끼지 못하게 만드는데다가 멋진 액션에 그것을 소화해낸 새로태어난 원빈..




이 영화는 정말 원빈이 50%의 비중을 차지합니다. 그런 원빈은 관객을 대신해 극악무도한 악마들에게 남자의 한을 제대로 보여주는데 관객들은 그것이 굉장히 잔인하지만 정의라고 공감하게 되고, 그런 관객과의 이해를 바탕으로 잔인함은 한품은남자를 빛냄과동시에 소미와 아저씨의 관계에서 나오는 섬세하고 따듯한 감동을 더욱 증폭시키는 역활을 하게됩니다.

결국 관객을 대신해 복수를 선택하게 되지만, 그러므로써 더이상 잃을 것 없는 인생조차 포기하는 남자 원빈
8월초에 개봉한 이 영화를 다행히 11월초에 볼 수 있었지만 뒤늦은 감상문을 긴시간 적을만큼 이 영화는 최근에 본 어떤 영화보다 행복함을 선사해주었습니다.

사실 이 영화의 원빈역은 원래 40대이상 60대 배우를 캐스팅하기로 되어있었던 부분이라, 원빈이 맡기에는 무리가 있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전당포라든지, 특공작원이었다는 설정이은 원빈처럼 젊은사람과는 약간 거리감이 느껴지는 부분입니다.
하지만, 그런 거리감을 이겨낼 수 있을거라는 감독의 확신과 7번의 시나리오 퇴고, 원빈의 액션과 캐릭터가 어우러져 60대 아저씨가 맡았다면 절대 보여줄 수 없는 평점 9점 이상의 경지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나아가 해외에서 소개되는 이 영화는 한국영화의 새로운 인식에도 단단히 한몫을 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습니다.
600만관객 흥행에 성공한 이 영화는 청소년관람불가 영화중에 친구, 타짜 다음의 3위로 당당히 자리매김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아직 해외에서 본격적으로 개봉을 하지 않았지만 플롯이 비교적간단한 액션장르이기 때문에 외국인들이 이해하기가 쉽고 따라서 해외에서도 선전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이 영화에서 다시한번 생각해 볼 부분은 태국배우 타나용의 캐릭터입니다.
어째서 이 영화가 해피엔딩으로 끝났는지 곰곰히 생각해보면 타나용이 악한편에 서있지만 좋은 사람이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9 comments:

  1. now in my rss reader)))



    thanxx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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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I was really interested in this and glad I found the info here! thank



    thanx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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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When I originally commented I clicked the -Notify me when new comments are added- checkbox and now each time a comment is added I get four emails with the same comment. Is there any way you can remove me from that service? Thanks!

    I don't generally reply to content but I will in this case. Seriously a big thumbs up for this



    thanx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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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아저씨 기대없이 봤는데 꽤 재밌었어요. 감독이 액션씬을 많이 신경쓴것 같더라구요. 약간 크로넨버그 감독의 느낌도 살짝쿵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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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scholarships - 2010/11/20 13:33
    thank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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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 @Gsub - 2010/11/24 22:20
    아 네 감사합니다. ^ㅡ^



    휴;; 잠시 관리 안하니 스팸답글이 잔뜩 온듯하네요..ㅋ



    여전히 좋은 취향이시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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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 @love spells - 2010/11/23 05:58
    thanks but I'm afraid that this comments could be ADs so.. plz don't leave comment more than 1 next time when you do this again I'll kick u off thank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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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 @financial help - 2010/11/24 05:41
    I'm sorry to say that I can't figure it out but I wonder whether you are a bot or ppl so if you leave a comment with thanxx again that'll not gonna work so che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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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 @Nutz - 2010/12/02 02:38
    여전히 좋은 취향이고 싶은데요.-)ㅋ 요즘 영화관련 포스팅 많이 하시네요. 라스트 갓 파더 왠지 기대됩니다. 영구의 귀환 쿠후 대박났음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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